2025년 8월 14일 · 버킷리스트에세이

달과 나의 우주선

소중한 것을 보관할 장소

달과 나의 우주선

달이 아름답다

오래전 누군가 나에게 재미있는 일화를 알려줬다. 어느 나라에서는 “보고 싶다”는 말을 대신해, “오늘 달이 아름답다”라고 말한다고. 두 사람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하늘을 올려다보면 동시에 같은 달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 아닐까?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면 그 일화가 항상 떠오른다.

그래서 달 사진을 찍어왔다. 내 인생에서 찍어본 달 중에 가장 선명하다. 움푹 패인 달 운하 하나하나가 모두 나의 기억들 같다.

나의 우주선

달은 항상 우리에게 같은 면을 향한다. 내가 달을 올려다볼 때마다 작은 우주선을 쏘아 올려 달의 표면에 착륙시켰다면, 달의 한쪽 면은 우주선으로 가득 차고 반대편은 텅 비어 있을 것이다. 시간에 따라 어느 우주선들은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기도 할 것이고, 공전에 따라 나와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우주선들은, 원한다면 언제나 찾을 수 있는 곳에 있을 것이다.

언제나 찾을 수 있는 곳에



소중한 것을 보관할 장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보관할 장소를 찾는다면, 나는 달을 택하겠다. 내가 땅 위 어디에 있든 언제가 됐든, 하늘을 올려다보기만 하면 찾을 수 있는 곳, 나의 손길조차도 닿지 않는 그곳에 몰래 놓아두고 올 것이다.

250605